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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데스 시대, 살아 움직이는 고인을 보면서 추모한다
흔히 상조·장례업을 가리켜 ‘죽음을 먹고 사는 산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밑단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서구의 사정은 다르다. 엄연히 하
2016. 9. 25.
시사저널
흔히 상조·장례업을 가리켜 ‘죽음을 먹고 사는 산업’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밑단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서구의 사정은 다르다. 엄연히 하나의 산업이다. 무엇보다 수요가 커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우리보다 전쟁을 빨리 치른 미국·일본은 인구 증가의 원인이 된 ‘베이비붐 세대’의 출산 시기 역시 우리를 앞선다. 이미 고령층으로 접어든 베이비붐 세대들이 속속 사망하면서 미국에서는 연간 100만 명 씩 사망하는 메가데스(Mega-Death)가 하나의 시대 조류가 되고 있다. ‘메가데스’라는 말은 원래 원자폭탄 등에 의해 수백만 명이 집단 사망하는 과학용어에서 출발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고령층이 대거 사망하면서 생기는 사회학 용어로 변신하고 있다.
자연사 등의 이유로 연간 100만 명씩 사망하는 나라는 미국·중국 등 일부 국가에 한정돼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메가데스가 규정한 사망 수 기준으로 4분의 1 수준에 그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 인구는 27만6000명으로 10년 전인 2005년(24만4000명)보다 13%증가했지만, 메가데스 기준에는 한참 못 미친다. 하지만 10년 후인 2025년에는 연간 사망 인구가 40만3000명으로 2015년보다 46%, 20년 후인 2035년에는 50만7000명으로 2배 늘어난다. 다시 말해 20년 내로 ‘준(準)메가데스’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상조컨설팅 기업 ‘메모리얼 소싸이어티’에 따르면, 앞으로 20년간 누적 사망 인구는 약 820만 명으로 예상되며, 이는 지난해 총 인구수를 기준으로 볼 때 16% 수준이다.
故 이병철·김광석 등 홀로그램 기술 접목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 상조·장례업은 하나의 거대한 산업군이 됐다. 일례로 미국 최대 상조기업 ‘SCI(Service Corporation International)’는 현재 뉴욕증시에까지 상장돼 있다.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SCI는 현재 미국 내 43개 주와 캐나다·푸에르토리코 등에 1500개의 장례식장과 400개 묘역을 보유·관리하고 있다. 2013년에는 시장점유율 기준 2위 기업인 ‘스튜어트 엔터프라이즈’를 인수하면서 독과점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연매출은 약 30억 달러다.
우리나라도 매년 약 7%씩 상조·장례업이 성장하고 있으며 시장 규모는 약 5조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상조·장례업은 크게 △상조(금융) 서비스 △장례식장 △장묘산업 △기타 유관산업으로 구분된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장묘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40%, 상조 서비스와 기타 유관산업 비중은 30%, 장례식장은 30%를 차지한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상조업체 간 과열 경쟁 등이 맞물리면서 상조 서비스업은 점차 시장규모가 줄고 있으며, 대신 장묘 등 유관산업이 시장을 선도하는 모습이다.
증강현실(AR) 기술이 발전하면서 홀로그램 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살아생전 고인(故人)의 모습을 입체 영상으로 재현하는 것이다. 시초는 CJ그룹이 서울 퇴계로 CJ제일제당센터 1층 로비에 선보인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 홀로그램 영상이다. 가로 70cm, 세로 55cm 흉상 사이즈로 제작된 이병철 창업주 홀로그램은 입체 영상을 전방과 좌우 모두에서 볼 수 있게 돼 있다. 마치 실제로 이병철 창업주가 정면을 쳐다보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것이다. CJ 관계자는 “이병철 선대회장의 사업적 성과와 업적을 되새김과 동시에 사업보국(事業報國)의 창업이념을 계승한다는 의미에서 홀로그램 흉상을 만들었다”고 제작 의미를 설명했다.
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부와 대구광역시가 대구시 ‘김광석거리’에서 선보인 가수 고(故) 김광석 홀로그램 기술도 비슷하다. 홀로그램 영상 속에서 김광석은 자신의 히트곡 《이등병의 편지》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서른 즈음에》 등 3곡을 부른다. 이 홀로그램 공연은 오프닝을 포함해 약 20분간 시연됐다.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호주의 게임 개발사 ‘패라노멀 게임즈(Paranormal Games)’는 가상현실에서 고인을 만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엘리시움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기술은 살아생전 자신의 손·발·얼굴 등 신체정보를 컴퓨터에 입력한 뒤 3D 입체영상으로 재현해 내는 것이다. 여기에는 고인의 목소리와 말할 때의 버릇·제스처 등까지 입력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사후 후손들이 언제라도 컴퓨터 영상 속에서 고인을 만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발사의 생각이다.
다만 홀로그램 기술은 제작비용이 비싼 게 흠이다.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다행히도 최근 국내 중소기업들이 증강현실과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한 사이버 추모관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어 대중화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조병완 교수팀의 사이버 추모관은 가상현실과 모바일 기술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국립 현충원 내 묘비석마다 전자태그를 부착,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살아생전의 모습 등 고인에 대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기본 취지다. 이른바 ‘가상 현충원’으로 불리는 이 기술은 현재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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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시사저널
원문 보기 : http://www.sisapress.com/journal/article/1576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