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기에도 장례식장은 흔들리지 않는다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둔감적 수요 기반이 만드는 안정적 수익형 부동산
부동산 시장이 위기다. 경제는 회복 국면이라는 진단이 나오지만 집값 하락에 거래 마비까지 겹치며 시장은 사실상 멈춰 서 있다. 이런 불황기에도 뜨는 부동산이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있다. 이른바 불황에 강한 부동산이다. 부동산은 일반 재화와 달리 안정시장이라는 고유한 국면이 혼재하는데, 안정시장이란 불황기에도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대신 호황기에도 상승 폭이 크지 않은 시장을 말한다. 장례식장이 바로 이 안정시장의 속성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자산이다.
물론 시선이 곱기만 한 것은 아니다. 사망자는 늘어나는데 장례식장은 오히려 줄어든다는 역설적인 보도가 잇따르며 사양산업이라는 인식도 번지고 있다. 그러나 장례 형태의 실제 이행 경로와 이 자산의 경기 민감도를 함께 들여다보면, 변화는 붕괴가 아니라 완만한 재편에 가깝고, 저성장 국면일수록 장례식장은 일반 상업시설보다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갖춘 자산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무빈소장은 여전히 소수, 가족장이 이끄는 완만한 이행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6.1퍼센트에 이르는 인구구조 변화 위에서 장례 문화의 무게중심은 전통적 3일장에서 가족과 근친 중심의 가족장으로 옮겨가고 있다. 업계의 산업전망 분석에 따르면 가족장·소규모 장례의 비중은 향후 10년 안에 전국 평균 30퍼센트대 중반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반면 빈소를 아예 차리지 않는 무빈소장은 의향과 실제 선택의 간극이 크다. 한 소비자 조사에서 응답자의 71.8퍼센트가 무빈소 장례에 긍정적이었지만 실제 일반빈소 이용률은 95.1퍼센트에 달했고, 시장 전체의 실질 채택 비중은 여전히 총장례건의 5~10퍼센트 수준에서 보합세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가족장이 늘어나는 만큼 건당 매출은 낮아진다. 조문객이 줄며 음식과 접객 비용이 큰 폭으로 빠지기 때문으로, 상조업계 자료 기준 가족장의 총비용은 일반장 대비 30퍼센트에서 많게는 50퍼센트 이상까지 낮다. 그럼에도 장례식장 매출이 무너지지 않는 것은 장례건수 자체가 늘기 때문이다. 연간 사망자수는 2024년 35만 9천명에서 2025년 잠정 36만 3천명으로 늘었고 통계청 추계상 2070년경 약 70만명까지 증가한다. 단가 하락을 건수 증가가 상쇄하면서 장례식장 매출은 대체로 방어되거나 완만한 상승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며, 형태 이행이 빠른 도시 시설의 조정 역시 붕괴가 아니라 조정에 가깝다.
저성장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생활 인프라형 수익형 부동산
경기 위축기에 일반 수익형 상가는 취약하다. 소비 위축으로 점포 매출이 줄면 임차인 폐업과 공실 증가가 이어지며 임대수익이 함께 흔들린다. 한국부동산원 조사를 인용한 한 시중은행 경영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말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3.0퍼센트에 달했고 비수도권 일부 지역은 20퍼센트에 육박했다.
반면 장례식장은 사망이라는, 경기와 무관하게 발생하는 비가역적 수요 위에 서 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장사시설을 보건위생시설로 분류되는 기반시설로 규정하고 있어, 장례식장은 단순한 상업용 부동산이 아니라 생활 인프라에 준하는 성격을 지닌다. 경기가 위축되면 유족이 장례 규모를 낮출 수는 있어도 장례 자체를 생략하거나 미룰 수는 없다. 이 비가역성 덕분에 장례식장은 점포 매출 급락과 공실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경기 하방 압력에도 수익성이 일정 범위 안에서 유지된다. 코로나19 시기 방역조치로 식음료 매출이 타격을 입은 전례가 있으나, 이는 경기순환이 아닌 예외적이고 일시적인 충격이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초고령 다사 사회에서 장례식장은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 범주에 속한다. 사망자수 증가가 수요의 하한을 받쳐주고 경기 변동이 수익성을 크게 흔들지 못하는 구조 위에서, 장사시설 전문회사인 (주)메모리얼소싸이어티의 실사 기반 분석에 따르면, 입지여건이 양호한 장례식장의 경우 연 10퍼센트 이상의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실률 두 자릿수 시대의 일반 상가와 비교하면, 안정시장 자산으로서의 매력이 뚜렷해지는 대목이다.
맺음말
장례 형태는 간소화되지만 그 속도는 완만하고, 장례건수의 증가가 단가 조정을 상당 부분 상쇄한다. 그리고 장례식장은 비가역적 수요와 기반시설이라는 법적 지위 위에서 경기 변동에 둔감한 안정시장형 수익형 부동산이다. 사망자는 늘고 장례식장은 준다는 표면적 역설의 이면에서는 쇠퇴가 아니라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본 기고문에 인용된 장례 형태 구성비, 매출 전망 및 기대수익률은 공표된 공식 통계가 아니라 자사의 산업전망 분석과 실사 경험에 기반한 전문가 추정이며, 실제 수치는 개별 시설의 입지, 운영구조, 조사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참고자료 및 출처
· 통계청, 사망원인통계 및 장래인구추계 2022~2072(중위) — 연간 사망자수 및 2070년 추계
· 보건복지부·한국장례문화진흥원, 화장률 통계(2024.12 잠정 95.1%)
·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무빈소 장례 의향 조사(의향 71.8%, 실제 일반빈소 이용 95.1%)
· 머니투데이, "'3일장 비싸' 가족끼리 1일장·무빈소...팬데믹이 부른 '작은 장례식'"(2026.5.1) — https://www.mt.co.kr/society/2026/05/01/2026042708284182139
· 데일리팝, 1인가구의 노후 장례와 디지털 유산(1인가구 804만·36.1%, 2026.5.29)
· 한국부동산원 임대동향조사를 인용한 KB경영연구소, "유형별 상업용 부동산시장 점검" — https://kbthink.com/main/real-estate/real-estate-in-depth-analysis/real-estate-research-report/2025/real-estate-research-report-serise9-250316.html
· 서울경제, "문닫을 판인데...지원 못받는 장례식장 '죽을 맛'"(2021.1.18) — https://www.sedaily.com/article/12959259
· 국가법령정보센터,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6호 바목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 공정거래위원회, 2026년 선불식 할부거래업체 주요정보(가입자 1,131만·선수금 11.35조, 2026.6.19)
· (주)메모리얼소싸이어티, 「한·일 비교 한국 장례식장 산업 전망 및 투자분석 보고서」 v1.4(2026), 제6장·제7장 형태 구성비 및 객단가 추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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